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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볼까 "Movie"/요즘 모볼까?

소문난 잔치 <설국열차>는 재미없었습니다. 줄거리 & 배경지구 온난화가 심해지자 인류는 냉각제를 지구 전체에 살포한다. 시원해져도 너무 시원해진 지구는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어 버린다. 살아남은 사람들을 태운 기차 한 대가 끝없이 궤도를 달리고 있다. 춥고 배고픈 사람들이 바글대는 빈민굴 같은 맨 뒤쪽의 꼬리칸, 그리고 선택된 사람들이 술과 마약까지 즐기며 호화로운 객실을 뒹굴고 있는 앞쪽칸. 열차 안의 세상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 기차가 달리기 시작한 17년 째, 꼬리칸의 젊은 지도자 커티스는 긴 세월 준비해 온 폭동을 일으킨다. 기차의 심장인 엔진을 장악, 꼬리칸을 해방시키고 마침내 기차 전체를 해방 시키기 위해 절대권력자 윌포드가 도사리고 있는 맨 앞쪽 엔진칸을 향해 질주하는 커티스와 꼬리칸 사람들. 그들 앞에 예기치 못한 상황들이 기다리고.. 더보기
<설국열차> 마지막 인류가 달리는 봉준호의 열차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고자 대량 살포한 CW-7으로 오히려 빙하기를 초래한 인류의 마지막 생존자들이 한 해 동안 세계일주를 하는 자급자족형 열차에 올랐다. 하층민인 꼬리칸 사람들은 최고의 권력자가 있는 엔진을 향해, 아래로부터의 혁명을 일으키며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돌진한다. 이 단순한 이야기와 인간 사회의 축소판이 설국열차라는 다소 뻔한 상징은 예고편과 기본적인 설정 정보만 접해도 누구나 짐작 가능하다. 다만 이게 끝이 아님을 예상할 수 있는 보통의 영화팬들은, 봉준호 감독이 열차 밖으로의 삶을 제시할 것임을 어렵지 않게 예상해볼 수 있다. 감독이 보여준 결말이 원작에서는 어떤 내용으로 그려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가 제시한 결말은 빙하기라는 환경과 열차가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예견된 일이다. 둘.. 더보기
<더 울버린> 다음 엑스맨으로 만날 땐 이러지 말아요 마블이라고 해도 어설픈 영화가 한두 가지는 아니다. 의 악몽을 지울 수 없는 DC는 말할 것도 없다. 어디 소속이든 적지 않은 히어로물을 보며 의무감으로 끝까지 보기 어려울 정도의 유치함을 견뎌야 했다. 하지만 대부분이 단독 캐릭터를 위한 영화들이었고 큰 불만은 없었는데, 울버린의 경우는 다소 의외다. 영화로는 때문에 스토리가 뒤죽박죽이 되긴 했지만, 그만하면 수작이었고 또 그만큼의 인기를 얻은 엑스맨 시리즈를 통해 만나지 않았던가. 필연적으로 이번 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이번 울버린은 꽤 실망스럽다. 지적하고 싶은 것은 수두룩하지만 무엇보다 개연성이 너무 부족하다. 전체적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없고 대사들의 의미가 딱히 흐름을 잇지 못한다. 방황하던 울버린이 내면의 혼란을 딛고.. 더보기
<노킹 온 헤븐스 도어> 재개봉 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죽음을 앞둔 두 남자가 병실에서 만났다. 천국에서 이야기하는 건 살아 있을 때 본 바다에 대한 기억이라며, 차를 훔쳐 바다로 달려간다. 무일푼에 병실에서 바로 나온 이들은 은행을 털고 위협적인 강도범이 되고 만다. 죽음과 바다를 향해 용기 있게 달려가는 두 남자를 쫓는 건 경찰 뿐만이 아니다. 이들이 훔친 차는 거액의 돈이 든 악당들의 차량이었던 것. 경찰과 악당들을 재치있게 따돌려가며, 서로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는 모습은 영화 전반을 끌어가는 힘이 되어준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바다, 두 사람에 펼쳐진 그들의 삶을 닮은 거친 파도, 그 순간 흐르는 밥 딜런의 명곡, "Knockin' on Heaven's Door". 하나, 밥 딜런의 음악이 없었다면 이 영화의 분위기는 미완성이지 않았을까. 아니, .. 더보기
<마스터> 감히 누가 누구를 섬기게 하는가 의 기억은 섬뜩한 인간성의 묘사, 그에 대한 문학적인 연출과 소름 돋는 연기 정도로 남아 있다. 그것을 내놓았던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이라는 사실은 보고 싶어 안달이 나게 하면서도 쉽게 도전할 수 없는 어떤 장벽 같은 것을 마련하고 있었다. 마침 씨네코드 선재에서 보기로 한 의 앞뒤로 가 상영예정이었기에, 우연 반 필연 반으로 폴 토머스 앤더슨의 영화를 다시 보게 되었다. 용기 있는 선택에 대한 보상이라도 되는 듯, 영화관에서 특별 이벤트로 입장 관객에게 의 오리지널 포스터를 제공해주기도 했다. 팸플릿에 사용된 바다색 포스터는 아니고 백사장색의 포스터였다. 상처 받은 과거와 상처 준 과거로 가득 차서 틀어진 내면의 프레디, 기댈 곳 없이 떠돌다 사이언톨로지 교주에게 빠져드는 프레디가 자신과 다를 바 없다.. 더보기
<빈센트: 이탈리아 바다를 찾아> 그에게 필요했던 건 위로와 애정, 그리고 자유였다 지난 주에는 CGV에서 원하는 시간대의 상영관 찾기에 실패했던 터라, 오늘은 상영 시스템을 포기하고 정독도서관 앞의 씨네코드 선재로 향했다. 밀착된 커다란 스크린과 피부에 닿는 듯한 음향 시설 등 같은 값을 주고 누릴 수 있는 환경 대신, 대학 시절 교내 도서관에서 하던 DVD 상영회 같은 환경에서 관람해야 하니 안타깝긴 하다. 음료 반입이 안 되고, 팔걸이를 올릴 수 없고, 앞뒤 공간이 다소 좁다는 것도 피할 수 없는 불편이다. 하지만 원하는 영화를 좋아하는 동네에서 볼 수 있는 것부터 상영관이 하나여서 보고 싶던 영화를 연달아 보기 편리하다는 점은 다른 곳에서 누릴 수 없는 장점이다. 늦게 들어가면 자리 찾기가 끔찍하게 힘들지만 좌석의 조명이 거의 없어 집중도 잘 된다. 몇 주를 놓치고 드디어 만난 .. 더보기
<퍼시픽 림> 저 여자 연기 좀 어떻게 해 줘 극장에 앉아 있는 게 주리트는 것 같았던 건 오랜만이다. 기대했던 길예르모 델 토로의 감각적이고 선명한 연출은 보이지 않았다. 거대자본 앞에서 그도 소신을 지키긴 어려웠던 건지, 갑자기 그가 스타일의 변화를 시도한 건지 모르겠지만, 적잖이 당황스럽다. 컷 전환도 어색했고, 굳이 필요 없을 듯한 장면도 불필요하게 많았다. 전개되는 수준이 딱 애들 여름방학맞이 특선영화였다. 마침 옆 자리에 초딩인지 중딩인지 분간이 안 되는 남자애 둘이 앉아 있었는데, 시작부터 끝까지 고로 고로 고로 흠흠 고로 고로- 하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짜증스러운 건 틱을 앓는지 천식을 앓는지 알 수 없는 소년으로부터의 잡음이 아니라 얘들마저도 지루해서 저희들끼리 잡담을 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스케일과 로봇 CG의 수준은 놀랍지만, .. 더보기
그 동안 보았던 공포 영화들 보다 참신했던< 무서운 이야기2 - 탈출> 전작인 을 상당히 재미있게 보았기 때문에 이번 두번째 이야기도 으레 자연스레 보게 되었습니다. 1편에서 가장 재미있게 보았던 에피소드는 정범식 감독의 이었는데요. 은 제목에서 유추하실 수 있다시피 전래동화 해와 달을 새롭게 각색한 영화였습니다. 늦은 밤, 어린 남매 둘만 남겨진 집에 괴한이 찾아와 벌어지는 이야기로 전래동화의 줄거리를 그대로 따 온 것 같아요. 이 영화를 본 뒤에 후유증이 상당히 오래갔는데요. 몇일간은 불꺼진 거실을 보는 것도 무섭고 문 밖에서 어떤 소리만 나도 깜짝 깜짝 놀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무서운 이야기 2편에서 가장 기대가 되었던 에피소드 역시 정범식 감독의 ! 교생 부임 첫날 학생들에게 망신을 당하는 병신(무슨 이름이 저래?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이름과 꼭 맞는 짓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