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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읽지 "Book"/요즘 모읽지?23

우울함에 대하여 작가와 터놓고 이야기 해 보자 - 에밀 시오랑의 에세이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2~3페이지의 분량의 짧막 짧막한 에세이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작가와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이 책은 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해뜨는' 희망적인 내용이 없다는 게 조금 아쉽더군요. 슬픔, 우울, 절망 등을 비롯해 자살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절망의 심미가 에밀 시오랑루마니아 출신의 프랑스 수필가, 비평가. 1937년 이후 프랑스에 정주하면서 현대 문명의 퇴폐를 비장한 문장으로 고발함으로써 일명 '절망의 심미가(審美家)'라고도 불렸다. 저서로 〈절망의 정점(頂點)에 대하여〉(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의 원서명)(1933), 〈해체의 서론〉(1952), 〈역사와 유토피아〉(1960) 등이 있다. 자살의 의미 자살에 대해 조금 색다른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2013. 8. 6.
<인간 실격> 여리고 나약했던 그의 자살을 바라보며 타인의 시선에 너무 예민하여 혹여 그들에게 미움 받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익살을 떠는 요조. 타인의 부탁은 거절하지 못하고 자신의 편의보다 타인의 기분을 중요시 하는 요조. 하지만 결국 자신이 의지했던 사람들로부터 버림을 받았고, 그로부터 자신은 인간으로서 실격되고 말았다고 느끼는 요조. 지독하리만치 여리고 예민했던 요조는 다자이 오사무 자신이었던 모양이다. 다자이 오사무와 요조는 수 차례의 자살 시도를 감행했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을 갖는데, 알려진 바와 같이 은 다자이 오사무가 겪었던 일들과 연관이 있다. 완전한 자전 소설은 아니지만, 어느 면면으로 닮은 구석이 많아 그가 스스로 고백 내지 변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다자이 오사무의 이력이나 요조의 삶에서 두드러지는 것이 앞서 말한 예민.. 2013. 8. 4.
<다, 그림이다> 동서양 미술에 덧씌워지는 이야기들 그림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재미있다. 한 컷의 이미지가 짧고 길고 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애초에 작가가 염두에 둔 이야기가 있어 그것을 알게 되는 경우에는 지적 욕구가 채워지는 느낌이고, 그것과는 별개로 이미지를 보고 떠오르는 이야기를 구상하는 경우에는 굳었던 상상력이 재활하는 느낌이다. 이러한 그림 보는 재미들을 미술계의 두 학자가 열심히 찾아다 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출간된지는 2년이 지났지만 워낙 오래된 그림들로 놀이를 하고 있고, 이들의 이야기가 2년 사이에 뒤바뀔 만큼 섬세하게 시의성을 다루는 것들이 아니어서 지금 읽어도 신간과 다를 바가 없다. 두 사람은 열 가지 주제를 놓고 서신을 주고 받으며 자신들이 찾은 그림과 이야기를 나눈다. 손철주 미술평론가는 동양.. 2013. 7. 31.
<공항에서 일주일을> 억눌린 알랭 드 보통의 공항 이야기 알랭 드 보통이 히드로 공항에 눌러 앉아 글을 썼다. 그가 머문 기간은 1주일. 공항 옆 호텔에 숙소를 잡고 공항 라운지 한 켠에 책상을 들여 놓아 작업을 했다. 물론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런던의 유명 작가를 몰라보았을 리 없다. 언급 되진 않았지만 영국 사람 뿐 아니라, 세계 각 국의 사람들이 알아 보았을 것이다. 그들은 작가의 새 작업에 관심을 기울이거나 작가의 철학적 통찰력을 빌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려 하거나 자신의 이력에 알랭 드 보통의 책에 나왔음을 넣어보려 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알랭 드 보통은 그들보다 더 많은 관심을 그들과 그들이 방문하거나 상주하고 있는 공항의 이야기에 쏟았다. 그의 책은 작년에 정이현과 함께 출간한 소설을 마지막으로 읽지 않았다. 그를 유명인의 반.. 2013. 7. 28.
<청혼> 140시간 너머의 우주에서 온 러브 레터 예언을 따라 우주를 떠다니며 언젠가 마주할 미지의 적을 찾아 전쟁을 준비하는 궤도연합군. 우주 태생인 '나'는 운 좋게 작전장교로 부임하게 되고, 여섯 번의 전투를 거쳐 더 먼 여정을 떠나게 된다. 우주 공간처럼 널찍한 여백을 두며 만들어진 이 책은 '나'가 지구에 있는 연인에게 보내는 청혼의 편지를 담고 있다. '나'의 청혼은 그의 눈에 비친 우주를 우리의 눈에도 그릴 수 있게 해준다. 고요하고 막막하지만 아름다운 우주. '나'의 묘사는 거대한 폭발로 군사들의 생이 끊어지는 순간 마저 최고로 아름다운 빛의 퍼레이드로 만든다. 그가 그리고 있듯 숭고함 그 자체인 우주에 비해 지구의 존재는 얼마나 작으며, 인간이 아직 알지 못하는 우주의 법칙은 얼마나 인간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들인가. 이 소설은 우주에 대.. 2013. 7. 25.
<먹는 순서 폭발 다이어트> 평소와 같은 양을 먹고 쉽게 살이 빼기 일본에서 2달만에 15만부 이상 판매하고 후지TV, TBS 등에서 16회 이상 방송 된 책이라고 합니다.평소와 똑같은 양의 음식을 먹고 살이 빠진다니, 사기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달콤한 다이어트 방법입니다.이렇게 쉽게 살을 뺄 수 있는 원리는 바로 몸의 호르몬 작용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1. 인슐린 호르몬인슐린은 보통 혈당을 조절해주는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슐린 분비가 부족해지면 당이 세포로 흡수되지 못하고 혈관에 쌓이게 되고 당뇨병이 발생하게 됩니다. 음식을 먹으면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 인슐린이 분비되는데요. 당이 바로 소모될 수 있는 근육으로 보낼지 지방으로 보낼지 관여하게 됩니다. 아미노산(단백질)이 많으면 당을 소비하는 코스로 보내고, 그러나 인슐린이 분비될 때 중.. 2013. 7. 24.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믿을 수 없는 기억과 지나쳐버린 책임에 대해 제목과 반대로 주인공 토니도 좀체 자신의 삶을 코앞의 것까지 예감하지 못하는데, 나 역시 그러하다. 작년의 베스트셀러를 고이고이 묵혀두었다가 인기가 뜸할 즈음 읽어야지 하곤 잊어버려서 계획 아닌 계획을 이제야 실천했는데, 왜인지 주변에서 이 책 얘기가 많았다. 심지어 회사에서도 과장님이 지인이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추천을 했는데 나도 읽고 있는 거냐며 신기해 했다. 사실 워낙 인기가 좋았던 책이니 여전히 많이 거론되고 있는가보다 생각했는데, 범인은 '빨간 책방'이었나보다. 글감을 첨부하다가 혹시나 하여 슬쩍 들여다보니 최근 빨간 책방에서 소개한 모양이다. 성수기를 피해 읽고 싶었는데, 지금이 또 성수기라니. 그렇다고 크게 아쉬울 것도 없고, 내가 미처 예감하지 못한 것들은 토니에 비하면 극히 사소해서 .. 2013. 7. 22.
<겨울밤 0시 5분> 나이 든 시인의 눈으로 삶의 기쁨을 보다 겨울밤에 읽어야지 하고 샀던 것이 2년 전이다. 출간된지는 4년이니 참 오래도 묵혔다가 읽는 시집이다. 올해 초 나온 시인의 도 출간 되자마자 사두었었는데 이건 또 언제나 읽게 되려나. 피서를 해보려던 것은 딱히 아니었는데 시를 좀 읽고 싶다 하여 책장에서 골라든 책이 이것이었고, 여름을 지낸 후 가을과 겨울의 자연을 그린 시가 많았다. 읽는 이의 방 안 공기를 몇 개의 시어로 서늘하게 만드는 황동규 시인의 섬세하고 생생한 묘사 덕에, 별로 공들이는 것 없이 넉넉한 피서를 할 수 있었다. 올해로 일흔 여섯을 맞았을 시인은, 이 시들을 쓰던 당시에도 고희를 넘긴 노인이었다. 그가 노년에 바라보는 세상과 노년에 느끼는 삶은 50년이나 어린 눈을 가진 내 입장에서 어떠한 절묘한 시어들로 표현한다 한들 제대로 .. 2013. 7. 17.
<헌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헌책에 대한 이중성을 고백하다 헌책은 나를 괴롭히는 대상 중 하나다. 헌책은 불필요한 생산 과잉을 줄여 지구의 생존에 도움이 되고, 이러한 생각에 공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사회적 나눔을 실현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 나는 이 생각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실천하고자 책을 나누는 일을 행동에 옮기는 것은 물론, 알라딘 중고서점이 서비스를 시작하기 이전에 헌책을 공유할 수 있는 웹사이트의 기획 단계에 착수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책으로만 채운 몇 개의 트럭이 그분의 이삿짐이었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를 들며, 자신이 읽었던 책은 소장하고 있어야 그 가치를 잊지 않을 수 있다는 어머니의 만류에 내가 가진 책을 누군가에게 준다는 것에 회의를 느끼게 되었다. 엄밀히 말하면 욕심을 버리지 못한 것이지만, 어쨌건 일종의 딜레마에 빠지고 만 .. 2013. 7. 14.
<우리시대 영화장인> 한국 영화의 자부심을 만드는 예술가들 작가주의 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감독의 생각과 의도에 집중하면서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기껏해야 편집과 음악 정도에 더 집중해서 보는 정도이다. 아마 내가 보통 관객의 수준일 것이다. 더 욕심을 내어 본다면 대중이라 일컫는 보통의 관객보다 영화에 조금 더 애정을 가지고 공부하고 싶어하는 관객 정도가 아닐까. 영화는 감독의 의도를 위해 조력자들이 감독의 총 지휘하에 작업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사운드며 조명이며 특수효과며 여러 요소들 중 어느 하나가 중요하지 않다고 여긴 적은 없지만, 누구누구의 작품이다 할 때 거론되는 감독을 피라미드의 끝에 놓인 1인의 창작자라고 생각해왔다. 바로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명필름에서 주관하고 씨네21의 주성철 기자가 인터뷰하고 엮은 이 책은 한국 영화의 현재를 이.. 2013. 7. 12.
<한낮인데 어두운 방> 미야코 부인의 불온한 자아 탈출기 불온소설이라 쓰여 있지만 뒷표지에서도 드러나듯 정확히는 불륜소설이려니 싶다(사실이 그렇다). 하지만 에쿠니 가오리가 낯뜨거운 불륜을 소재로 소설을 썼다는 것부터가, 불륜의 미화일 것이라는 생각에 미치지 않을 수 없다. 불륜녀의 변명에 넘어가지 않겠다고, 소설을 읽는다기에는 다소 불온한 태도로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라라. 시작부터 심상치 않다. 매일 아침 출근 준비를 하며 듣는, 어머니께서 틀어 놓는 이 떠오른다. 약간 당황스럽고 어색한 3인칭 시점의 서술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정말 인간 극장 내래이션처럼 주인공의 입장과 심리를 대변해주면서 말이다. 착실하고 유순한 가정주부 미야코와 일본에 거주하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쾌활한 미국인 존스 씨는 한 발짝 거리를 두고 묘사되지만, 두 사람의 입장도.. 2013. 7. 8.
믿을수 없는 진실 <사악한 늑대> 사악한 늑대 - 넬레 노이하우스 / 북로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라는 작품으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은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 여섯번째 작품 '사악한 늑대'. 이제는 미스테리 스릴러를 즐겨 읽는 작가라면 작가이름만 들어도 바로 '타우누스 시리즈'를 떠올릴수 있을 것이다. 이미 저자의 팬이 된 많은 사람들에게 이번 작품이 출간된 것은 상당히 희소식일 것이다. 시리즈 초반의 책들은 보통 3~400 페이지 인데 네번째 작품인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에서 부터 500페이지를 넘기 시작하더니 이후로는 모두 6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으로 나왔다. 아마 두께만보고 저걸 언제 다 읽지 하며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읽다보면 어느새 뒤에 남은 부분이 많이 줄었다는 것을 알게 될.. 2013. 7. 5.
<나는 좀비를 만났다> 좀비를 만드는 독약, 그 너머의 진실 인류를 위협하는 좀비 바이러스로 시선을 끌고 있는 이전에 재개봉을 앞두고 있는 를 비롯한 , 등 수많은 좀비 영화가 흥행 했었다. 오늘날 좀비의 비주얼은 조지 로메로의 에 기원을 두고 있다고 하는데, 이렇게 일관된 좀비의 모습이 그려지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괴기스런 호러물을 위해 가상으로 존재하는 듯한 좀비는 사실 아이티의 부두교에서 행해지는 의식을 통해 실재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증명한 사람이 이 책의 저자인 웨이드 데이비스인데, 그의 추적으로 좀비의 실체가 밝혀지게 된다. 웨이드 데이비스의 추적 과정은 , 시리즈로 대표되는 호러영화의 거장 웨스 크레이븐에 의해 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 되기도 했다. 이 당시 흥행했다면 인식이 달라졌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덕에 여전히 좀비는 초현실적인 힘으로 .. 2013. 7. 3.